낡은 일기장

성공적인 사이드 프로젝트의 조건

잠자는보노보노 2023. 11. 2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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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부터 해오던 사이드 프로젝트가 이번에 무사히 마무리되었습니다.

전부터 알고 지내던 분들과 팀을 꾸려 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라는 기관에서 지원하는 '러닝랩' 사업에 지원했는데 운좋게 선발이 되었습니다.

러닝랩 사업은 자발적 학습모임에 5백만원의 연구활동비를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학습주제는 제한이 없으나 공모&선발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주제선정도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죠.

지원금은 도서구입, 세미나 등 각 종 행사 참석, 행사참석을 위한 출장비, 식대와 다과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자발적 학습모임을 꽤나 자주 가지는 편인데, 매번 모임을 할때마다 나가는 식비와 커피값도 은근히 스트레스라서 이번 사업에 선정된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저희 팀은 직접 연구를 수행하고 성과를 만들어 나가는 연구자들과 산업계 자문을 해주실 수 있는 기업 대표님, 그리고 (당시)공공기관에 재직중이어서 행정처리를 도맡아해줄 수 있는 저까지, 상당히 밸런스가 잘잡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연구자들은 은근히 공공기관에서 요구하는 행정처리에 약하신지라, 저같이 행정처리를 도맡아 해줄 사람이 있으면 상당히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분들도 대학원 랩실에서 행정처리를 해보셨을텐데?!)

수요가 있는지라 운좋게 이런 괜찮은 사업에도 한자리 끼일 수가 있었네요. 덤으로 오롯이 제 생각이 담긴 정책보고서도 한 대여섯장 정도 써냈습니다. 비록 실제 정책에 반영은 안되겠지만 자기소개서에 쓸만한 거리가 생겨서 기분이 매우 좋군요.

 

5월부터 시작해서 10월까지 6개월간 활동을 했는데 그 짧은 시간동안 팀에서 나온 결과물만 논문과 정책보고서, 기고문 등 다합쳐서 7편이 넘습니다. 덕분에 우수팀으로 수상도 했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대체 그 짧은 시간동안 어떻게 그렇게 많은 논문을 써낼 수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이 넘쳐났습니다.

(뭐...경부고속도로도 사람이 만들었는데, 건강과 여가시간을 포기한다면 뭔들 못하겠습니까?)

과학기술인력개발원 원장님께서 직접 상장과 상금을 전달해주셨습니다.

 

이번에 팀원들 다들 고생을 많이 해서 우수상 받아도 본전이라고 다들 우스갯소리를 했지만, 대상을 받으니 또 나름 뿌듯하더군요.

저 역시 상사의 눈치와 컨펌을 받지 않고 오롯이 제 생각으로만 써내는 보고서는 처음이기에 이번 활동에 더 진심이었던것 같습니다.

저는 대체로 공공기관에서 하는 사업에 부정적인 편인데, 이 사업은 진정 도움이 되었다고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업 담당자들도 열정이 넘쳐나서 공공기관에 이런 분들만 계신다면 세금이 전혀 아깝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행사는 대전 오노마호텔에서 했는데 상당히...상당히 비싸보였습니다.

점심식사도 맛있었습니다. 계획보다 사람이 덜 왔는지 테이블마다 살치살 스테이크가 1~2접시씩 더 나오더군요. 배도 부르고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메인디쉬 살치살 스테이크. 고기 두께도 엄청나고, 무엇보다 입안에서 살살 녹았습니다.

부상으로 문화상품권이 나왔는데, 금액이 꽤 크더군요. 팀원들이 1/N로 분배하고 나머지는 뒷풀이 회식을 위해 킵해뒀습니다. 이번달은 이래저래 부수입이 꽤나 짭짤하네요.

사비로 하기에는 부담스러웠던 것들을 이번 기회에 많이 해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이름으로 무언가를 성취해냈다는 점에서 정말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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