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 삼성 갤럭시탭 S8+ 솔직리뷰
저는 글쓰기 만큼이나 IT기기를 좋아합니다.
어느정도냐면...와이프 따라 백화점이나 쇼핑몰을 가도 전자기기 코너에서는 반드시 걸음을 멈추고 한바퀴 둘러봐야 직성이 풀릴 정도입니다.
'별거 아닌데?'라고 생각하신다면 맞습니다.
사기엔 가격이 부담되어서 선뜻 집어들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기엔 그 자태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사고는 싶지만 막상 사자니 부담스러운 그런 기기들. 저는 보통 그런 기기들의 리뷰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곤 합니다.
이 IT기기 리뷰 탭 역시 제가 가진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기기들'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해보고 대리만족을 나누고자 마련했습니다.
주의 : 이 탭에서 리뷰하는 제품들은 주로 단점 위주로 소개하려 합니다.
제 철학과도 관련있는데, 저는 제품을 고를때 주로 장점 보다 단점을 감수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100개의 장점이 있어도 1개의 단점을 참기 힘들면 손이 안가거든요.
그런데, 장점은 인터넷을 뒤져보면 수십가지는 넘게 나오지만 단점은 잘 안나오기에 꼭 사고나서 후회하는 상황이 발생하곤 합니다.
인터넷에 제품 리뷰를 찾아보시는 분들은 아마 제품 구매를 80% 이상 결정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특히 여기까지 도달하셨다면 어지간한 리뷰는 다 보신 상태일 거라 가정합니다.
따라서 구매자의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기위해 최대한 단점 위주로 리뷰를 하게 될 것이고, 이걸 보시고 '이 정도 단점은 감수할만 한데?'라고 생각되신다면 구매를 결정하셔도 될 것입니다.
그래서 대망의 첫 리뷰 제품은
"삼성 갤럭시탭 S8+" 입니다.
이번에 갤럭시탭 S9 제품군이 공개되었는데 이제와서 무슨 뒷북이냐 하겠지만, 의외로 신제품이 나오면 직전 버전 제품 수요도 함께 치솟기도 합니다. 아마도 가격이 다운될거라는 기대감이 반영된게 아닐까 싶네요.
어쨌든 이 제품군만의 장점이 있기도 하고 솔직히 S9 제품군의 가격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감도 안오기에 이번 리뷰도 나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직접 써본 제품이 S8+ 이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네요. 제 게으름을 탓하도록 하겠습니다.
1. 구매동기
이번에 이직을 하게 되면서 그 동안 쓰던 회사 노트들을 죄다 놔두고 퇴사했습니다.
전 회사에서는 보통 연초에 기관 CI가 박힌 노트를 한권씩 나눠줬는데, 이직한 회사에서는 회사노트가 지급되지 않더군요.
사비로 노트를 구매할까 하다가 컨설턴트라면 스마트한 이미지를 심어줘야 하지 않을까...가방에서 주섬주섬 노트 한권을 꺼내는것 보다 태블릿을 꺼내는게 소위 '있어보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직장에서 주로 하던 업무는 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관리였는데 정작 저 자신은 그렇게 스마트기기와 친한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펜으로 쓰는걸 선호하는 타입이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스마트폰에서 일정을 입력하면 태블릿에서 즉시 동기화되는 시스템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다 우연찮게 태블릿에서 필기를 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예전에 비해 필기감이 상당히, 아니 굉장히 많이 개선되었더군요.
그 전까지는 그래도 종이만의 질감은 대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태블릿이 종이 노트를 대신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필기감은 나중에 조금 더 의견을 나눠보겠습니다.
크기는 대략 A4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입니다. 그 전에도 결재판에 이면지를 잔뜩 끼워서 메모패드로 썼기 때문에 A4 사이즈가 손에 익숙합니다. 그래서 갤럭시탭 S8+를 선택한 이유도 있습니다.
갤럭시탭 S8과 비교해 가장 큰 특장점은 디스플레이에 슈퍼 아몰레드가 적용되었다는 점입니다.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는 번인 이슈가 있긴 하지만 밝은 조명이나 자연광 아래에서 선명도 만큼은 다른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압도하고도 남는 것 같습니다. 일반 S8 제품은 LCD가 적용되었는데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었다면 좋았겠지만...이 또한 상위 제품군으로 유도하기 위한 마케팅이겠죠.
또 한가지, S8 버전에는 전면 지문인식 기능이 없습니다.(후면만 가능) 솔직히 굉장히 크리티컬한 차이점이라 생각합니다.
태블릿을 매번 들어서 후면 지문인식을 해야한다니...태블릿의 크기를 고려하면 매번 태블릿을 뒤집기도 어렵거니와, 용도가 노트 대용이라면 더더욱 활용성이 떨어집니다. 패턴을 사용하면 되지 않냐고 하겠지만, 지문인식 잠금해제의 편의성은 써보면 도저히 포기하기 힘듭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 상위급 제품 매출만을 노린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네요. 갤럭시탭 S8 구매를 고려하시는 분이시라면 조금 더 고민을 해보시는게 좋겠습니다.
2. 사용후기
우선 가장 큰 구매이유였던 노트로서의 활용성 부분입니다.
S펜의 필기감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기기 보호 겸 종이질감의 보호필름을 붙였는데, 약간의 저항감이 나쁘지 않더군요.
사각사각하는 느낌이 오히려 잉크볼펜보다 나은 점도 있습니다.
참고로 보호필름은 "좀비베리어" 브랜드의 종이질감 필름이었습니다. 적당한 저항감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필기감은 괜찮았지만 세가지 부분에서 불편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펜 보관 위치입니다. 후면 카메라 바로 아래에 펜촉이 위로 가는 방식으로 수납을 하더군요.
자석방식이라 붙이면 착 소리와 함께 고정됩니다만, 아무래도 뒤에 위치하다보니 태블릿을 바닥에 놓았을때 신경이 쓰입니다.
케이스를 씌웠음에도 살짝 뜨는 느낌은 지울수 없었습니다.
후에 별도로 소개하겠지만 하는 김에 라미 S펜을 따로 구매했기때문에 기본 S펜은 후면에 장착한 채로 사용하는 케이스가 많은데 바닥에 밀착되지 않는다는 점이 은근히 신경쓰였습니다.
케이스에 따라 측면에 별도 펜 보관대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S펜의 경우 후면 정해진 위치에 있어야 충전이 됩니다.
S펜은 무선충전이 적용되어 태블릿과 배터리를 공유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S펜이 충전식이라는 점도 살짝 충격적이었습니다. 배터리를 많이 먹는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신경쓰이지 않을 수가 없군요. 배터리를 다 소모하고나면 사용이 불가능한 걸까요?
두번째는 펜이 닿는 부분과 실제 잉크가 출력되는 부분이 미묘하게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보통의 펜이라면 펜촉이 닿는 부분부터 잉크가 나오겠지만, S펜의 경우 펜촉이 닿는 부분보다 살짝 윗부분에 잉크가 출력됩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미묘하게 위화감이 느껴지더군요. 특히 글자 획을 수정할때 그 부분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쉽게 말해 두개의 선이 똑바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꽤 많이 발생합니다.
그림을 그릴때는 더 문제가 될거라 생각되네요. 태블릿을 그림용으로 사용하실 예정이라면 고려해야할 부분입니다.
세번째는 지우개 기능입니다. S펜 중간에 있는 버튼을 누른채로 화면을 터치하면 그 부분이 통채로 지워지는 방식인데,
그러다보니 지우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같이 지워지는 불상사가 자주 발생합니다.
지우개라기보단 실행취소의 느낌이군요. 예를 들어 ㄱ 에서 밑부분 획 일부만 지우고 싶은데 지우개를 갖다대면 ㄱ이 통채로 지워지는 식입니다. 그러다보니 지우개를 섬세하게 사용하기 힘듭니다.
물론 지우개 기능을 지원하는 어플을 사용하면 해결되겠지만 그렇게 되면 지우개 기능을 터치하고 지우려는 부분을 지운다음 다시 펜 툴을 선택하는 불편함이 있군요.
그 외 사용감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들라면,
우선 무겁습니다. S8 Ultra보다는 작지만 S8+ 모델도 작지않은 덩치를 자랑합니다. 잠깐이라면 괜찮지만 이걸 들고 필기하는건 아무래도 어렵지않을까 싶네요.
또, 발열이 조금 있습니다. 제가 자주 쓰는 어플은 삼성노트, 어도비 PDF리더, 리멤버, 캘린더앱, 리마인더 정도인데도 불구하고 조금만 쓰고 있으면 기기가 뜨끈뜨끈합니다.
케이스가 두꺼운 것도 있겠지만, 얇은 두께에 모든 부품을 넣으려면 필연적으로 발열은 감수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소형 전자기기에게는 영원한 숙제라 생각됩니다.
소프트웨어 적으로는 흠잡을데 없습니다. 화면 전환도 빠릿빠릿하고 삼성의 One UI는 워낙 익숙한지라 단점을 찾아내기 어렵네요. 카카오톡의 경우 화면분할이 잘되어서 사용하기 꽤나 편리합니다. PC에서 업무용 메신저를 사용하는 느낌이랄까요.
화면을 3단까지 분리가능한 점도 장점이었습니다. 왼쪽에는 참고자료, 오른쪽에는 노트를 띄워놓고 바로바로 필기가 가능한 점이 좋았습니다.
만약 태블릿을 이용해 유튜브를 보신다면 번인 증상은 조심해야겠네요. 저는 업무용 태블릿인지라 유튜브 시청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3. 총평 : ★★★★☆
한달 조금 넘게 사용한 바로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제품입니다. 노트 대용으로 쓰기에는 부족함이 없고 그 외 용도로도 충분히 활용가능합니다.
S펜의 경우 취향을 많이 타시겠지만 요즘 시중에 콜라보레이션 제품들이 많이 나와있어서 큰 흠이 되지는 않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S펜을 수납형으로 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군요. 물론 기술상 난해한 부분이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1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이 부담스러울수 있지만 사놓으면 제 값은 하는 제품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S9 시리즈부터는 방수기능이 적용되었다고 하는데 방수를 위해 몇십만원을 더 지출하는 것이 합리적인가는 고민해봐야할 문제인것 같습니다.
이상 삼성 갤럭시탭 S8+ 리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