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일기장

경영지도사 2차 시험을 보고 왔습니다

잠자는보노보노 2023. 7. 24.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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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에서 잠깐 언급하기도 했지만, 나만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여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비중있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 경영지도사 자격증 취득입니다.

그 간 자격증 취득을 위해 퇴근하고 새벽 2시가 넘어서까지 책을 읽고 요점을 정리해왔습니다.

그 고통의 시간을 넘어 1차 시험을 합격한게 지난 4월이었습니다.(그 장렬한 전투의 기록은 아래의 링크에 담아뒀습니다.)

2023.07.01 - [낡은 일기장] -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 (下)

그리고 지난 15일, 대망의 2차 시험이 있었습니다.

 

경영지도사 2차 시험은 1차 시험과는 다르게 논술 및 약술형 문제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객관식 문제에서는 잘 모르는 문제라도 차근차근 보기문항을 지워나가다보면 결국 2개 이하의 답만이 남습니다.

그러나 논술형 시험은 오로지 기억에만 의존해서 써야하다보니 부담이 상당했습니다.

거기다 명색이 '논술'이다 보니 서론-본론-결론이 명확하고, 더해서 논리구조도 고민해야하기에 자신만만하게 볼 시험은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경영지도사 2차 시험은 재무관리, 인적자원관리, 마케팅, 생산관리의 4개 분야로 나뉘어 있는데, 저는 그 중 인사관리에 응시했습니다.

마케팅이 쉽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아무래도 통계 과목이 포함되어 있다보니 제게는 부담스럽더군요.

1차 시험때도 회계학과 함께 과락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조사방법론을 생각해보면 계산기를 두드리는 시험은 제 적성이 아닌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인사관리는 인사관리론, 조직행동론, 노사관계론의 3과목으로 이루어져있고 그 중 노사관계론이 노동법 분야에서 다수 출제되는 경향이 있기에 법 전공한 저로서는 2차 과목 결정이 비교적 쉬웠습니다.

1차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인사관리와 리더십 부분을 꽤 재밌게 공부하기도 했고요.

공부방법은 기본서를 통독하고 연습장에 요약하면서 중간중간 학원 교재를 참고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3인공저로도 불리는 '신인적자원관리', 백기복 교수님의 조직행동연구, 임종률 교수님의 노동법으로 공부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책 한권 당 3회독 이상은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습니다.

매일 퇴근하고 한단락씩 약 100페이지를 읽었습니다.

'신인적자원관리'가 약 500페이지, '조직행동연구'가 약 600페이지, '노동법'이 약 700페이지니 평균 600페이지네요.

첫 1회독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고 잘 읽히지도 않았지만 2회독째는 비교적 술술 읽혔고, 3회독째는 소제목을 보면 대략 어떤 내용이 써져있는지 어렴풋이 기억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노트에 내용요약을 했습니다.

역시 글로 쓰는것 만큼 머릿속에 쏙쏙 박히는 공부법이 없습니다.

내용 요약을 하다보니 두서없이 읽었던 글들이 나름의 목차를 가지며 체계화되었습니다.

시험 한달 남은 때부터는 과거 기출문제들과 노무사 기출문제들을 보면서 목차잡는 연습을 했고,

그 상태에서 시험 1주일 전에 마지막 1회독을 했으니, 총 4회독+요약정리+모의연습을 한 셈이지요.

학창시절부터 써먹었던 공부방법인데 저는 나름의 효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시험장에 들어가면서, 맞든 틀리든 다 쓰고 나오자고 결심했습니다."

 

그 전날 이직한 회사의 워크숍이 있었던지라 컨디션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다들 어찌나 활발하던지 덩달아 저까지 흥이나 본의아니게 무리를 하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비까지 맞으며 논 탓에 왠지 감기가 올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의 가장 큰 과업은 컨디션 관리라던데 저는 그걸 실패해버리고 말았지요.

어쨌든 시험장 교문을 들어서며 이왕 이렇게 된거 1번 문제부터 순서대로, 충실히 격파하고 나오자고 다짐했습니다.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시험장 사진찍는것도 깜빡했네요. 블로거로서는 실격이 아닌가 진지하게 고민합니다.)

 

첫 시간은 손도 덜풀리고 머리도 덜 깬 상태라 생각보다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총 90분 중에 10분간 문제를 고민하고, 30점 배점의 논술(2문제)에 각 20분, 10점 배점의 약술(4문제)에 각 10분씩 투자하기로 계획했는데, 문제를 받고 키워드를 고민하는 사이 10분이 훨씬 지나가버렸습니다.

덕분에 1교시는 시간에 쫓긴채로 겨우겨우 답을 써넣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나중에 복기해보니 약술 한 문제는 아예 답을 잘못썼더군요. (하필이면 달달 외웠던 부분인데 그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다행인 점은 시험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복기하면서 눈여겨봤던 BARS 평가제도가 시험에 나왔습니다. 문제를 보고 쾌재를 불렀지만...역시 눈으로 보는 것과 손으로 쓰는 것은 천지차이였습니다.

2교시부터는 전략을 바꿔 문제를 보자마자 덤벼들었습니다. '어차피 고민해봐야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이다'는 마음으로 일단 쓰고 보자는 식이었습니다.

빠르게 전략을 변경한게 유효했던지, 2교시부터는 비교적 시간여유 있게 답안을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6문제를 다 쓰고도 5분 정도 답안을 검토할 시간이 남더군요. 좋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손목. 3교시 3번 문제쯤 가니 손목이 너무 아파서 뭔가 잘못되는게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연습할 때는 1문제 씩 끊어쓰는데 집중했기 때문에 90분 풀타임으로 쓰는 상황에 대비가 전혀 안되어 있었습니다. 이 또한 패착이네요.

어쨌든 아픈 손목을 부여잡아가며 한과목당 16페이지, 총 48페이지를 꽉꽉 채우고 나왔습니다.

(물론 글씨도 큼직큼직하고 내어쓰기도 팍팍 한 터라 실제 빽빽이 수준으로 쓰다면 10페이지도 안될 분량이긴 합니다.)

부분 점수도 있다고 하니 어찌어찌 60점 이상은 받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지만, 워낙 채점 기준 자체가 베일에 쌓여있는지라 감히 자신할 수 없네요.

결과는 10월 5일에 나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은 부디 제 동차 합격을 빌어 주세요.

 

어쨌든 토요일을 그렇게 보내고 와서 긴장이 풀렸는지, 다음주 일주일은 독감에 걸려 그만 드러누워버리고 말았습니다.

열이 40도 넘게 치솟았지만, 병가를 내기 위해 사진부터 찍었습니다.

후속 글이 늦어진 것도 이제야 몸이 좀 회복되어 살만해졌기 때문입니다. 원래 이렇게 허약한 체질이 아니었는데, 너무 잦은 야근과 회식에 몸이 망가진 건지 부쩍 자주 아프네요.

특히 뭔가를 끝마치고 나면 이상하리만큼 크게 앓는 경향이 있습니다.

컨설턴트의 미덕에는 자기관리도 있는 만큼, 앞으로는 몸 관리에 좀 더 신경써야겠습니다.

 

이상이 그 간의 수험생활에 대한 회고였습니다. 경영지도사를 준비하시는 분들께는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혹시 경영지도사에 관련된 정보공유를 하실 분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제발 동차 합격....두 번은 못하겠습니다.

(내려오는 기차 안에서 노무사 시험을 잠시 고민했었다는 사실은 와이프에게 비밀로 부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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