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는 소식을 알린 바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남대 MBA과정은 포기했습니다.
대신 한밭대 창업경영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하고 지난 화요일 등록금까지 납부를 마쳤습니다.
주위에서는 대체로 아깝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거점국립대학교를 포기하고 네임밸류가 다소 떨어지는 곳을 선택한데서 나오는 의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솔직히 마지막까지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심지어 충남대는 입학장학금까지 받을 수 있었던지라 더더욱 아쉬운 마음이 컷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다시 선택하라고 하면 한밭대를 선택할겁니다.
지금부터는 제 선택의 이유를 분석해보면서 제 스스로도 아쉬운 마음을 날려보려 합니다.
우선, 충남대 MBA과정에 진학했을때의 장단점부터 보겠습니다.
장 점 | 단 점 |
1. 지역거점대학의 네임밸류 | 1. 살짝 아쉬운 커리큘럼 |
2. 질과 양을 모두 만족하는 동문 네트워크 | 2. 약간은 비싼편인 학비 |
3. 학문적 깊이 | 3. 영 좋지못한 가성비 |
장 점
1. 지역거점대학의 네임밸류
지금은 학령인구 감소로 살짝 죽은 감이 있다지만 여전히 대전 충청권에서 충남대의 위상은 하늘을 찌릅니다.
지역거점대학인것도 있지만 충남대가 지금껏 쌓아온 학술적 성과와 동문들의 레벨은 어지간한 서울 중위권 대학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습니다.
제 학부 네임밸류를 생각해봤을때 충남대 정도면 충분히 학벌세탁했다 소리까지도 들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2. 질과 양을 모두 만족하는 동문 네트워크
위에서 언급했지만 충남대 동문의 수준도 매우 훌륭합니다. 특히 세종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 때문인지 중앙부처의 고위관료들이나 공공기관의 에이스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그분들과 동문 관계를 쌓을 수 있다면 분명 제가 독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교수님들께서도 저명하신 분들이 많고 대전 지역에서 상당한 입지를 구축하고 계시기에 사제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배울점도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지금 직장에서의 위치나 앞으로 생각하는 커리어패스를 생각해보면 충남대 동문 네트워크는 굉장히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3. 학문적 깊이
우스갯소리로 "누가 대학원에 공부하러 가느냐"는 말이 나오기도 하지만 저는 대학원 진학의 본질은 학문의 탐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무논문 취업코스 MBA과정을 선택해놓고 학업 운운하는 것이 가당찮을 수는 있지만 어쨌든 경영학을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매뉴얼과 지식을 중시하는 타입이거든요.
단 점
1. 살짝 아쉬운 커리큘럼
바로 이 부분이 선택을 갈랐습니다.
충남대의 커리큘럼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결이 안맞다고나 할까요?
제가 생각하고 있는 사업 분야 중 하나는 창업 컨설팅입니다.
충남대에서 경영지식을 배워서 창업 컨설팅을 하면 될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제가 경험해본 바로는 창업 초기의 스타트업에게 경영학 지식은 하등 쓸모없는 종이쪼가리에 불과합니다.
그보다는 고객을 만들어주는 법, 투자자에게 먹힐만한 PPT(투자업계에서는 IR덱이라 불리는)를 만들어주는 것이 더 잘먹힙니다. 후술하겠지만 한밭대는 그런 실전적인 커리큘럼에 집중하기에, 두 대학원을 비교해보면 망설여 지는것이 사실입니다.
2. 약간은 비싼 학비
물론 충남대는 국립대학인 만큼 다른 사립 대학원에 비해 학비가 말도 못하게 쌉니다.
3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학비를 보고 있노라면 해볼만한데?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됩니다.(사실 저도 거기서부터 시작했지만요)
그러나 오늘의 경쟁상대 한밭대와 비교해보면 학기당 80만원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총 4학기, 320만원. 충남대 네임밸류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어보이지만, 아직은 제 주머니가 얇기에 조금은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다행인지 불행인지, 뜬금없이 50만원의 입학 장학금이 나와서 갑자기 학비 차이가 약 30만원으로 확 줄어들었습니다. 찾아봤더니 입학성적 상위 30%에게 지급되는 장학금이더군요.
물론 제가 30% 중에서도 꼴찌일지 상위권인지는 잘모르겠습니다.
물론 학비를 세이브한 것도 기쁘지만, 그보다는 충남대 정도되는 대학원에서 저의 가치를 어느정도 인정해준것 같아서 기쁜 마음이 더 컸습니다.
대신 그만큼 선택하기가 더 어려웠습니다. 1/3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러브콜을 보내준 곳을 배신하고 다른 곳을 저울에 올린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러브콜을 제 발로 차버렸지만요...
3. 영 좋지못한 가성비
이 부분도 고민이었던게, 저는 교수직이나 학계에는 뜻이 없습니다. 제가 대학원을 진학하려는 목적은 순전히 남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학위와 네트워크입니다. 때문에 제 목표에는 최대한 빠른 코스로 박사학위를 따는 것도 포함되어 있는데,
문제는 충남대 석사를 수료하면 박사과정의 선택지는 같은 충남대거나 KAIST 밖에 없어진다는 점이었습니다.(물론 충남대나 KAIST가 저를 받아준다고는 그 누구도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충남대를 졸업했는데 그보다 네임밸류가 떨어지는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거친다는게 살짝은 아쉽게 느껴지더군요.
그렇다고 충남대 박사과정에 진학하게 되면 학위 취득까지 몇년을 보내야할지 감히 상상조차 못할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만약 충남대MBA에 진학하게 되면 충남대 동문 네트워크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게 되는 상황인지라 박사과정까지 충남대를 고집해야할 필요가 있나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확장성 면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에서 각기 다른 네트워크를 확보하는게 더 효율적일테니까요.
그렇다면 충남대(석사) → 타 대학원 박사의 코스보다는 타 대학 석사 → 충남대 박사 코스를 밟는게 가성비 면에서는 오히려 더 좋아보였습니다. 업그레이드라는 느낌도 받을 수 있고요.
그런 사유로 좋은 기회를 제 발로 차버리고 말았습니다.
부디 후회할만한 결정이 아니었기를 바래봅니다.
다음 글에는 이번과 같이 한밭대의 장단점을 정리해보고,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모두,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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