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아주 흥미롭고 의미있는 경험을 했습니다.
당장의 생존문제를 해결하자 사업을 키우고 싶다는 욕구가 무럭무럭 자라나더군요.
그러려면 일거리를 늘리고 사람을 뽑아야하는데 들어오는 일거리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사람을 먼저 뽑을지, 마케팅을 먼저 할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연찮게 기업 홍보영상을 찍지 않겠느냐는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그것도 나름 규모있는 케이블 TV 제작사에서요.
창업기업을 홍보해주는 프로그램인데 마땅히 출연 할 만한 사람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던것 같습니다.
솔직히 카메라 앞에 서는게 긴장되기도 하고 TV에 나올만큼 잘난 얼굴도 아닌지라 거절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비용 한 푼 들이지 않고 저를 홍보할만한 최고의 기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덥썩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하고나서 한 이틀을 더 고민했지만 이제와서 거절하기에는 시간도 명분도 너무 부족하길래 그냥 두 눈 꼭 감고 출연했죠.
사실 변변찮은 사무실도 없어서 지인의 사무실을 잠깐 빌렸습니다.
프로그램 특성 상 연출을 해야하는 컷도 몇 개 있었는데 아무래도 삭막한 공간보다는 정리가 되어 있는 공간이 인터뷰하기 좋겠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이틀 전에 질의서를 받아서 고심하며 답변을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긴장한 탓인지 잘 외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키워드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키워드를 조합해서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넘기자는 마음으로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TV프로그램을 보면서 출연하시는 사장님들이 전부 로봇같이 움직이시는걸 보고 왜 저렇게 긴장하시지 했는데, 막상 제가 하려니 저 역시 관절이 고장난 기분이었습니다.
카메라를 보면서 몇 분을 이야기한다는게 쉽지 않더군요. 시선처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동공이 사정없이 흔들렸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입은 기름칠한 것처럼 매끄럽게 움직이더군요.
바로 오늘 검수본을 받아봤는데 작업하신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한게 느껴졌습니다.
시선이 불안정할때는 측면 카메라로 돌려버린다던지, 자료화면을 띄우고 목소리만 내보낸다던지 다양한 기교를 총동원하셨더군요.
전문가에 대한 존경심과 저로 인해 야근하셨을 담당자께 미안한 마음이 동시에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어쨌든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검수까지 끝냈습니다.
이제 브라운관에 송출될 일만 남았군요.
이번 TV출연으로 의뢰가 드라마틱하게 늘어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어디가서 TV출연도 해봤다고 우스갯소리라도 떠벌릴 수 있을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이 모여 저의 아이덴티티를 구성하겠죠.
후에 사업이 어느정도 안정되고 매너리즘에 빠질때 쯤 돌려보면서 초심을 다잡는 용도로도 쓸만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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